저희는 부모와 세 자녀로 구성된 가족입니다.
2022년에 LH 신혼부부 매입임대로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이주했습니다.
입주당시 저희는 가장 점수가 높아서 그 해 입주자들 중 2번째로 주택을 선정할 수 있는 유리한 자리에 있었음에도 같은 성별의 아이가 둘 있었기에 방이 2개만 있어도 충분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가장 작은 평수인 지금의 방2개짜리 가구를 선택했습니다.
2년 후인 작년 가을 셋째를 원했던 저희 가정에 드디어 아이가 생겼습니다. 1년 전 유산을 한 경험이 있어서 더 새로 온 아이가 귀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성별을 알게 되고 기쁨과 동시에 걱정이 되었던 것은 새로 온 아기가 여자아이라서 최소 방 3개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지만 주변 시세보다 7~80% 저렴한 현재의 집을 대신해서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새로 집을 구해 멀리 이사를 하면 지난 2년간 이 곳에 정착했던 기반을 다 잃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학교와 어린이집에 적응해야 했고 또 늦은 나이에 임신해서 임신초기에 출혈까지 있어서 병원에서 극도의 안정을 처방받은 저에게 새로운 집을 알아보고 계약하고 이사를 진행하는 과정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출산에 앞서 미리 LH와 제주주거복지센터에 계속 문의를 했습니다. 저희가 처음 입주할 당시 추첨하는 주택에 방 3개짜리 가구가 있었는데 그 후로도 1년에 몇 번 씩 신혼부부 매입임대로 저희가 살고 있는 건물의 공고가 계속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구 상황이 변했기에 최소한 다른 지원자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자격이라도 달라고 LH와 제주주거복지센터에 문의를 했습니다. 현재로선 '기존 계약자는 신청이 불가합니다'라는 공고문의 한 줄 때문에 신청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국가에서 지금 저출산으로 고민하며 여러가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새 집을 달라고 생떼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청약신청을 열어달라고만 하는 요청도 거절이 되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셋째를 출산한지 2달이 지났고 지금 현재 신생아는 거실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 가정이 택할 수 있는 정책은 기존주택전세임대 밖에 없는데 제주도에서는 방 3개짜리 주택을 전세 8000에 구할 수 없습니다. 유일한 대책인 신혼부부신생아 매입임대 정책의 혜택을 받으려면 제주시로 이사를 했다가 다시 청약일정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몇십억의 저출산 대책기금을 쏟아부어서 신생아카드 같이 전혀 현실을 모르는 정책들만 내놓지 말고 기존 정책을 보완하는 과정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기존 계약자와 거주자들도 특별히 출생으로 가구원이 늘었을 경우 동일한 지자체와 건물에 다시 청약을 신청할 수 있게 청약조건을 변경해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